04 자연과 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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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동강하구 철새도래지
  • 낙동강하구 철새도래지

    낙동강하구는 동양최대 철새도래지로, 청정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던 낙동강하구가 다시 옛날처럼 명성을 되찾고 있다



    시대 : 현대

    주소 : -

 

 낙동강 1천 300리의 긴 여정이 끝을 맺자, 강이 품고 온 흙과 모래가 바닷물과 만나면서 넓디넓은 갯벌과 모래섬을 만들고, 강을 따라 흘러온 모래와 진흙이 쌓여 삼각주를 이룬다. 그곳에 철새도래지 을숙도가 있다. 강이 바다로 흘러드는 하구에 위치한 을숙도는 새가 많고 물이 맑다는 뜻이다. 갈대와 수초가 무성하고 어패류가 풍부한 이곳에 철새가 집단으로 거쳐 간다. 대도시 안에서 고니를 비롯한 희귀 철새들의 울음소리와 날갯짓, 갈대숲, 낙조의 장관을 한꺼번에 만끽할 수 있는 축복의 땅이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대의 철새 도래지 중의 하나일 뿐만 아니라, 일본·한국·러시아를 잇는 매우 중요한 곳이다. 또한 생물·지질 및 해양․환경적으로도 학술적·교육적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11종의 멸종위기종, 29종의 보호야생종이 여기에 서식하고 있어 국내 최대법적보호종 서식지이다. 그러다 보니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솔개의 월동지이기도 하고 전 세계 고니 개체수의 8~11%가 월동지로 이용하고 있단다.  

 봄가을에는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도요새와 물떼새 류의 집단기착지가 되고, 겨울에는 오리·기러기 류를 비롯한 갈매기·가마우지 류 등의 물새 류와 적지 않은 수리 류 등이 월동을 위하여 이곳에 모여든다. 엄동에 접어들면 중부 이북의 물은 대부분 결빙되지만 낙동강 하류의 삼각주 일대는 거의 얼지 않으므로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많은 겨울철새가 이곳에 모여들게 되는 것이다.  그때가 되면 이곳은 철새의 천국이 된다. 재두루미·저어새·수리 류 등의 천연기념물뿐만 아니라, 제비물떼새·넓적부리도요 등과 같은 희귀한 새들도 볼 수 있고 오리·기러기와 같은 수금 류와 고니 류, 도요·물떼새 같은 섭금류도 볼 수 있다.  이렇게 수천 종에 달하는 동식물의 터전이며 철새들의 휴식처로 인정받아 1966년 천연기념물 제179호로 지정되었고, 이후 연안오염특별관리구역(1982,환경부), 자연환경보전지역(1988,건설교통부), 자연생태계보전지역(1989,환경부), 습지보호지역(1999,환경부)으로 중복 지정되어 보호를 받아 왔다. 

 1987년 낙동강 하구둑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그야말로 동양 최대의 철새도래지였고, 2009년 을숙도대교가 개통되기 전까지는 그야말로 환경생태의 보고였다.  20년이란 시대의 간극이 있긴 하지만 두 사업은 전국적인 환경의 이슈가 되었다. 환경생태 단체를 비롯한 한국조류학회, 람사협약의 국제기구인 동아시아오리기러기네트워크, 낙동강하구살리기 시민연대 등을 중심으로 강한 반론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그 결과 일정한 성과도 거뒀다. 하구둑에는 물고기를 위한 생태물길이 만들어지게 되었고 을숙도대교는 새을(乙)자의 모습을 갖게 되면서 곡선처럼 휘게 되었다. 핵심생태지역을 피하기 위해서다. 근래에 이르러 이 지역에 모여드는 철새들의 종류와 집단의 크기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지금까지 이 지역에서 채집 또는 관찰된 조류는 1974년에 137종류였던 것이 1992년에는 90종 미만에 불과하여 약 50종이 자취를 감춘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에는 동양 최대의 철새도래지라는 명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다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그 결과, 2007년에는 낙동강하구에코센터를 개관하여, 지난날 훼손된 환경생태지역의 명성과 가치를 되살리고 보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주로 을숙도철새공원 보전과 관리 및 자연생태교육에 힘쓰고 있는 낙동강하구에코센터는 순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천연의 공간이지만, 전망대에서 출발하여 쓰레기매립장을 돌아오는 코스로 조성된 을숙도둘레길이 더욱 압권이다. 하구둑을 지나 을숙도 공원과 전망대 앞으로 이어진 길은 을숙도 생태공원으로 향한다. 에코센터를 돌아서 왼쪽 데크길로 접어들면, 다대포와 몰운대가 한 눈에 들어오는 경치를 만날 수 있다. 을숙도는 여전히 수만 마리 철새들의 쉼터이다. 철새들의 움직임을 하나도 빠짐없이 관찰할 수 있는 을숙도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철새들의 군무는 많은 이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낙동강 하구와 갈대숲을 배경으로 한 을숙도의 석양은 황홀하다. 부산 대표경승지 다대낙조에 해당된 이곳은 저 멀리 바닷물과 겹치는 낙동강의 샌드라인(Sand Line)이 보이고 그 옆을 을숙도대교가 에스 자를 그리며 돌아간다. 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을 위해서 자연과 생태를 보존하였음을 비로소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