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생활과 의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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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바다의 맛, 조개구이
  • 부산 바다의 맛, 조개구이

    조개구이는 부산의 대표적인 먹거리다. 아름다운 부산 바다에서 시원한 파도소리를 들으며 조개살의 고소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시대 : 현대

    주소 : 부산광역시 영도구 동삼2동 1035-11

 

부산은 바다의 도시이다. 해양 스포츠, 해상교통 등 부산사람들의 생활전반에 바다가 깊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바다와 관련 깊은 것은 바로 부산의 식생활일 것이다. 오랜 시간동안 형성된 부산의 식생활 양식이 언제부터,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지만 부산 고유의 지리, 문화적 특성이 잘 반영된 고유한 음식이 바로 조개구이이다. 조개구이는 바다의 고장,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내지인, 외지인할 것 없이 사랑하는 별미이다. 오늘날에는 전국적으로 워낙 지역을 넘나드는 음식문화가 형성되어 내륙지방에서도 조개구이를 만나기 어렵지 않지만 예부터 해양문화의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부산에 비하면 그 역사가 극히 짧고 미미하다. 더욱이 맛에 있어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조개구이집이 형성된 조개구이의 본고장 부산을 따라올 수가 없을 것이다. 때문에 부산을 찾는 국내외 많은 관광객들이 부산의 조개구이에 열광하고, 조개구이를 먹기 위해 다시 부산을 찾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해산물 요리에 익숙한 부산사람들에게도 조개구이는 별미중의 별미로,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을 때 어김없이 찾게 되는 요리가 조개구이인데, 외지인들은 오죽할까.

 부산지방 사람들이 조개를 채취한 역사는 몇몇 유물에 의해 선사시대로 알려져 있다. 신석기 시대 때부터 기후가 온난하고 자원이 풍부한 부산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았으며 바다에서 조개를 채집하는 것이 생활의 일부였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도 동삼동에서 발굴된 패총을 통해 당시 굴과 조개를 먹었던 우리 조상들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본격적인 농경사회가 시작되기 이전이나 쌀농사가 본격화되기 이전에 우리조상들의 식생활에 있어 조개의 가치는 상상이상으로 컸을지 모를 일이다. 이처럼 오래 전부터 조개의 맛을 발견한 부산에서 맛있는 조개구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너무나 많다. 낭만적인 해안절경을 만끽할 수 있는 태종대, 청사포, 해운대, 광안리, 송도 등지는 물론이고, 서면이나 경성대∙부경대 맛집거리에도 조개구이 전문점들이  즐비하다. 이중에서도 부산의 조개구이하면 많은 이들이 태종대를 꼽는다. 이는 곧 태종대 유원지에 인접한 감지해변 자갈마당의 조개구이를 말하는데 6,70년대 태종대가 주요 관광지로 떠오르면서 본격적으로 성업하기 시작하였다. 태종대 조개구이는 그 역사가 매우 오래되었을 뿐더러 가장 바다와 가까운 곳에서 조개구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기에 명성이 대단한 것이다. 감지해변은 태종대 주차장 바로 밑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의 자갈마당에 형성된 조개구이집이면 아무데서나 신선한 조개구이와 함께 파도가 자갈에 부딪혀 부서지는 소리를 들으며 낭만적인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수려한 경관이 자갈마당 조개구이 집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광고와 같다면 조개구이의 맛은 그 명성을 유지시켜주는 비결이자 부산 조개구이를 타 지역과 차별화시키는 핵심요소이다. 조개를 주로 하여 다양한 해산물을 곁들여 나오는 기본 재료들이 타 지역에서 만날 수 없는 싱싱함을 자랑하고, 구운 조개들을 버무려먹는 양념장의 맛은 마약처럼 손님들을 홀려 뇌리에 박힌다. 버터를 듬뿍 올려 구운 조개들을 양념장에 넣고 버무려먹다가 마지막에 밥을 넣어 볶음밥처럼 만들어먹으면 조개구이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태종대 조개구이가 아니라고 해서 그 맛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부산 해안가 유명 경승지 및 번화가 조개구이집들도 뛰어난 부산의 맛을 담고 있다. 대개 부산의 조개구이집들은 살아 움직이는 채로 보관되고 있는 싱싱한 재료들을 손님들이 볼 수 있게 한 곳들이 많아 더욱 믿을만하다. 더군다나 점점 더 커지는 조개구이의 인기에 요즘은 조개구이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 새로운 맛을 시도하는 이색 조개구이집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어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고르곤졸라 치즈, 모짜렐라 치즈, 까망베르 치즈 등 각종 치즈 토핑을 곁들이는 조개구이가 있는가하면 삼겹살과 함께 구워먹는 조개구이도 있다. 부산의 아름다운 경관과 고유한 맛의 비법, 싱싱한 조개가 만나 이루는 환상적인 맛은 상상만 해도 행복해지는 맛이니 부산에 와서 조개구이를 먹어보지 않는 것은 부산에서만 누릴 수 있는 큰 행복을 놓치는 것이다. 불판 위에서 살살 익어가는 조개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아이를 바라보는 어머니처럼 세심한 마음이 우러난다. 조개구이는 구울 때 신경을 쓴 만큼 부드럽고 담백한 육질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어 먹기 전 준비과정부터 입안에 들어가기까지가 모두 조개구이를 즐기는 일련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부산은 바다가 주는 보물 조개를 온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바다의 고장이기에 조개구이가 더욱 맛있는 고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