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역사와 문화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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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님을 그리워하던 정과정의 유적지
  • 님을 그리워하던 정과정의 유적지

    정과정의 유적지는 고려중기 충신 정서가 유배되었던 곳으로, 국왕을 그리워하며 지은 고려가요 <정과정곡>의 현장이다



    시대 : 고려

    주소 : 부산광역시 수영구 망미2동 980-36

 

고려 인종의 총애를 받았던 정서가 1151년(의종5) 선대의 고향인 동래지역으로 유배되었다. 대령후 왕경과 정서 등이 외척인 정안 임씨 세력과 연결하여 반역을 도모한다는 정함과 김존중의 무고 때문이다. 《동국여지승람》동래현의 고적에는 과정(瓜亭)이 동래현의 남쪽 10리 지점에 위치하며, 당시에는 그 터만 남아있다고 하였다. 과정은 정서가 고려 의종 때 무고사건으로 선대의 고향인 동래지역으로 유배되어 참외를 기르며 머물던 정자이며, 그의 자호이기도 하다. 처음 이름을 정사문이라 하던 정서, 그는 예부상서 정항의 넷째 아들로 음서를 통해 관직에 진출한 이후, 인종의 후비인 공예태후 임씨의 여동생 남편으로 인종에게 총애를 받았으며, 공예태후가 태자로 삼으려 하였던 인종의 둘째 아들인 대령후 왕경과도 친밀하게 지냈다. 그러다가 정함과 김존중의 무고를 받아 인종으로 부터 이곳에 유배되었다.

 정서가 유배지로 떠날 때 의종은 “오늘의 일은 조정의 핍박에 의한 것이니, 간다면 마땅히 소환하겠다.”고 하였다. 하지만 다시 부르겠다는 의종의 약속은 오랫동안 지켜지지 않았다. 정서는 거문고를 어루만지며 님을 그리워하는 슬픈 노래를 지었다. 당시에 유행하던 십구체(十句體) 향가 형식이었다.

내 님을 그리워 우나니
산 접동새와 난 비슷 하나이다
옳지 않으며 거짓이란 것을
잔월효성만이 알고 있을 겝니다
넋이라도 님과 함께 모시고 싶소이다
우기던 이, 그 누구이더이까
잘못도 허물도 전혀 없습니다
뭇 사람들의 참소하던 말입니다
슬픕니다, 아!
님께서 나를 벌써 잊으셨나이까?
그러지 마십시오, 님이여 내 사연 들으시고 사랑해 주옵소서

 《악학궤범》에 실려 있는 850년가량 지난 우리말 가사다. 후세 사람들은 정서의 호가 과정(瓜亭)이므로 「정과정곡」이라 하였으며, 거문고 악보를 기록한 《대악후보》에는 노래와 함께 가사도 표시되어 있다. 《고려사》 악지에는 이 노래의 뜻을 풀이한 이제현의 한시가 전하고 있으며, 문인지식인 정추․한수․유숙․이숭인 등도 관련된 한시를 남기는 등 고려말부터 조선초기까지도 많은 문인지식인들이 이 노래를 불렀다. 이 가사는 우리말의 현전 고려가요 가운데 작자가 확실한 유일한 노래이며, 유배지에서 신하가 국왕을 그리워하는 정을 절실하고 애달프게 노래한 ‘충신연주지사(忠臣戀主之詞)’로 평가받고 있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그가 지금 망미주공아파트에 인근에 있는 망산(望山)에 올라가 국왕이 있는 개경을 바라보며 국왕에게 잔을 바쳤다 하여, 배산(背山)을 '배산(盃山)'이라 하였다고 한다.  1974년에는 '정과정 옛터'라는 표지석이 세워지고 1984년에는 「정과정곡」 가사를 새긴 '정과정시비'가 건립되었으며, 2003년 5월에는 유적지가 부산광역시 기념물 제54호로 지정되었다.

  또한 정서의 충절을 기념하여 옛 국군통합병원~연안교간 3.6㎞구간을 과정로라 하여 기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