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태종 7년(1407)에 설치된 부산진(釜山鎭)은 우리나라의 동남해안의 군사적 요충지를 방어하기 위하여 경상좌도(慶尙左道) 수군사령부가 주둔하던 곳이다. 성종 21년(1490) 병선과 수군, 물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증산(甑山) 아래에 부산진성을 쌓았다. 선조 25년(1592) 임진왜란(壬辰倭亂) 당시 왜군(倭軍) 장수 모리 테루모토(毛利輝元)가 원래의 부산진성을 파괴하고 증산 정상에 본성(本城)인 증산왜성(甑山倭城)을 쌓았다. 그리고 본성의 방어를 위하여 동남쪽 해안가에는 지성(支城 : 원래의 성 밖에 보조로 쌓은 성)인 자성대왜성(子城臺倭城)을 쌓았다. 선조 40년(1607년) 조선 수군은 진(鎭)을 자성대왜성으로 옮겨 이를 부산진성으로 사용하였다. 당시 사용했던 부산진성의 둘레는 약 2.25km로 동서남북에는 각각 진동문(鎭東門), 금루관(金壘關), 진남문(鎭南門), 구장루(龜藏樓)라는 문을 만들고 문루(門樓 : 성문 위에 세운 높은 집 또는 다락)를 두었다. 성내 정상부에 있던 자성대(子城臺)에는 정유재란 때 참전한 명나라 장수 만세덕(萬世德)을 추모하는 만공단(萬公壇)을 조성하기도 하였다 그 뒤 일제강점기, 시가지 정비 계획에 따라 성을 철거하면서 옛 모습이 거의 사라졌으나 1974년 부산진성 정화사업 때 동문인 건춘문(建春門, 옛날 진동문), 서문인 금루관, 장대(將臺)인 진남대(鎭南臺)를 복원하였다. 부산진성은 죽음을 무릅쓰고 나라를 지킨 선열들과 조선 수군의 5백년 역사를 고이 간직한 곳이다. 또한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쌓은 왜성과 이후 왜성을 이용한 조선의 수군진성을 연구할 수 있어 자료사적 가치 또한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