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자연과 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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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나무 숲길을 따라 힐링, 기장 아홉산 숲길
  • 대나무 숲길을 따라 힐링, 기장 아홉산 숲길

    ‘아홉’이라는 지명은 봉우리가 아홉 개라는 데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시대 : -

    주소 : 부산광역시 기장군 철마면 미동길 37-1

 

아홉산은 부산광역시 기장군 철마면 연구리·이곡리와 부산광역시 기장군 일광면 용천리와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아홉’이라는 지명은 봉우리가 아홉 개라는 데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아홉산은 아홉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장 높은 봉우리는 해발 361m이다.

 

아홉산은 높이가 낮지만 오목조목한 산세에다 금정산 주능선과 회동수원지 전경을 감상하면서 숲길을 걷는다는 점에서 매력 있는 일광 테마 임도의 기점이자 종점이다. 테마 임도는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만화리 두화마을에서 철마면 웅천리 간 10㎞의 산길로서 중간에 약수터, 화원, 정자 연못, 대나무 숲, 적송 숲 등이 조성되어 있고 등산로가 군데군데 있으며 기장 앞바다를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 곳이다. 생각보다 자그마한 입구를 시작으로 높지 않은 언덕이 이어진다. 산 중간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쉼터와 벤치가 있고 많은 정자들이 있어 등산객에게 안락한 휴식처가 되고 있다.

 

 대나무는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1530)』 기록에, 기장군의 특산물로 기록될 만큼 이 지역의 대표적 식물이다. 왕대, 솜대, 오죽은 옛날부터 심었고, 맹종죽과 구갑죽은 18세기 중국에서 들여왔다. 아홉산 숲에는 5가지 대나무가 있는데 죽순용인 맹종죽의 분포가 가장 넓다. 맹종죽은 가슴 높이의 지름이 최고 20㎝에 이르며 키도 10∼20m인 큰 대나무이다.

 

아홉산에는 수목원을 방불케 하는 약 42만 9752㎡ 규모의 숲이 조성되어 있다. 그동안 400여 년을 세거(世居)해 온 남평 문씨(南平文氏)들이 가꾸고 보존해 왔다. 남평 문씨의 일파인 미동 문씨 집안에서 9대에 걸쳐 300여 년 동안 관리해 온 이 숲은, 그 덕분에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의 참화 그리고 숲에서 땔감을 구하던 시절의 피해로부터 빗겨날 수 있었다. 9대째 산주 문백섭(54·생명공동체 아홉산 숲 대표)씨가 사는 ‘관미헌’이란 편액이 붙은 집 마당엔 100년 된 은행나무 가 서 있다. 산주의 할머니가 시집올 때 기념으로 심은 나무다. 마당엔 마디가 거북 등껍질 모양인 구갑죽이 심겨 있다.

 

  남평 문씨 일파가 미동마을에 모여 살기 시작한 것은 400여년 전, 이들은 뒷산을 정성껏 가꾸고 활용했고 벌채를 하지 않고 이용하는 전통이 대대로 이어져 오늘의 아홉산 숲을 이뤘다. 현재는 ‘아홉산 숲 사랑 시민모임’을 통해 관리되고 있다. 아홉산 숲 사랑 시민모임은 문씨 가문의 종손이자 아홉산 숲 지킴이인 문백섭에 의해 2003년 9월에 결성되었다. ‘숲은 미래입니다. 숲 없이는 인류에게 미래도 없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아홉산 숲 지킴이인 문백섭 대표는 “어릴 때 숲은 지금보다 덜 울창했고 소나무가 많았으며 수박, 과수, 뽕나무도 길렀다”며 “지난 100년 동안 부친과 조부가 체계적인 조림의 틀을 잡았다”고 말했다. 과거엔 김발 재료 등 해마다 대나무를 수확해 얻은 수확으로 숲을 관리했지만 요즘엔 “정월 대보름 행사 때 달집 만드느라 몇 대 나가는 게 수요의 전부”이다. 숲에서 나오는 소득은 거의 없지만 해마다 최소한 수천만 원이 유지관리에 들어간다.

 

환경보전 등 공적인 기능을 하면서도 사유림이란 이유로 최근까지도 숲 가꾸기 등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1999년엔 기장군이 이 숲에 테마 임도를 낸 뒤 산악자전거 동호인과 등산객이 지나치게 많이 몰려들어 산주가 울타리를 쳐 임도를 폐쇄하는 등 지방정부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아홉산 숲에는 소나무와 참나무 군락 외에도 편백나무, 삼나무, 맹종죽, 왕대, 서어나무가 무리지어 자란다. 2005년 발표한 정밀조사에서는 주왕산 국립공원과 비슷한 529종의 식물이 분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1950년대에 이미 우거진 숲을 관리하기 위해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 임도 위로 대나무와 히말라야시다 등 거목이 터널을 이뤄 숲길을 걸으며 생태체험을 하기에 제격이다. 아홉산 숲길의 백미인 대나무 숲에서는 영화 <군도> <대호> 등을 촬영하기도 했다.